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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석유 냄새 나는 전쟁, 화약 냄새 나는 자본주의


  • 2026-03-14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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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이란 테헤란 북서부 정유시설 인근의 검은 연기(출처_AFP 연합뉴스)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3월 11일


3월 7일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 북부 외곽의 석유저장소를 미국과 이스라엘이 폭격했다. 불길과 검은 연기가 수백 미터 높이로 치솟으며 아침 하늘을 뒤덮었다. 미국은 이란 남부의 담수화 시설까지 파괴해, 30개 마을에서 식수 공급이 끊겼다. 이란은 그 보복으로 바레인의 담수화 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전쟁이 이제 사람들이 마시는 물까지 겨냥하고 있다.


이번 전쟁으로 여자 초등학교 150명 이상을 포함해 이란 민간인이 최소 1,200명 이상 사망했으며, 레바논에서 200명 이상 죽고, 미군도 최소 6명이 죽었다. 그리고 전쟁은 중동 전체로 번지고 있다.


이윤과 패권을 위한 전쟁


트럼프는 이란 민중에게 이렇게 외쳤다. "우리가 폭격을 마치면, 권력을 잡으십시오." 그러나 바로 두 달 전, 그는 시위에 나서라고 이란 민중을 부추겼지만, 이란 정권이 반정부 시위대를 적게는 수천 명, 많게는 수만 명까지 학살하는 동안 쳐다보기만 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허풍 떨기 좋아하는 트럼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민중이 스스로 권력을 잡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탄이 시위대가 갇혀 있는 교도소 입구에도 떨어져, 교도소의 전기가 끊기고 식량 공급마저 차단됐다. 폭탄을 퍼붓는 자는 해방자가 아니다. 미국은 한국(1945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서도 해방자가 아니었다.


이 전쟁의 목적은 단 하나다. 미 제국주의가 중동 지배를 더욱 확실히 하는 것, 그 과정에서 미국의 석유 자본과 군수업체와 대형 건설사들이 더 큰 이윤을 챙기는 것이다.


더 큰 충돌의 예고편


이 전쟁을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의 대결 구도로만 보면 안 된다.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후 이란에 미군 군함·항공기 등 중동 미군 자산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이 협력의 뿌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다. 이란은 러시아에 자폭 드론 '샤헤드'를 대거 공급했고 드론 기술도 이전했다. 러시아는 그 빚을 정보로 갚고 있다.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보복이기도 하다. 이 전쟁은 이미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러시아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


전쟁의 청구서는 우리 식탁 위에 놓인다


전쟁은 저 멀리 중동의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충격파는 이미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들었다.


국내 휘발유값 2,000원 시대가 코앞이다. 세계 LNG 공급의 20%를 책임지는 카타르가 멈춰서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이틀 만에 70% 폭등했다.


원유 수입의 70%, LNG 수입의 2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은 이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 환율은 1,500원가량으로 폭등했고, 소비자물가도 1% 이상 급상승할 듯하다.


물가가 오르면 누가 먼저 고통받는가. 고정된 월급으로 살아가는 우리 노동자들이다. 난방비, 교통비, 밥값이 오른다. 전쟁이 저 멀리서 벌어질 때도, 그 청구서는 언제나 노동자들의 식탁 위에 놓인다.


그러나 이 전쟁에 환호하는 자들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쟁 발발 나흘 만에 24% 올랐다. 방산기업들은 축제 분위기다.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에겐 대박이다. 이것이 자본주의다.


지금 인류의 기술로는 역사상 가장 많은 부를 생산할 수 있고, 모두 풍요롭게 살 수 있으며, 서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평화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그런데도 지금 전쟁으로 수천 명이 죽고, 수십만 명이 피난을 가고, 수천만 수억 명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이윤과 패권을 중시하는 자본주의, 제국주의 체제에서 이런 야만은 필연이다. 한국과 세계의 노동자 계급이 자신들의 진정한 이해관계와 엄청난 힘을 자각하고 단결해서 자본주의, 제국주의에 맞설 때만 야만의 전쟁을 끝장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