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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운전실 감시카메라 막아내자! 이 투쟁은 우리 모두의 투쟁!


  • 2026-03-14
  • 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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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2월 4일 세종시 국토부 앞 집회(출처_철도노조)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2월 24일)


감시카메라, 안전을 위한 게 결코 아니다


국토부는 철도노조에 쟁의권이 없는 틈을 노려, 열차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밀어붙이고 있다. 이 감시카메라는 안전과 무관하다.


첫째, 모든 열차엔 이미 블랙박스(운행정보기록장치)가 설치돼 있다. 속도, 제동, 신호, 운전 조작 내역이 1/100초 단위로 기록되고 있으며, 무전 녹취 시스템과 전방 카메라가 나머지를 보완한다. 따라서 이 감시카메라는 필요 없다.


둘째, 운전실 감시카메라는 사고를 예방하지 못한다. 선로, 신호, 차량, 관제 시스템이 맞물려 돌아가는 철도 네트워크에서 사고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이 감시카메라는 사고 원인을 총체적으로 규명하려 하지 않고, 기관사 한 명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도구로 이용될 뿐이다.


셋째, 감시는 오히려 안전을 위협한다. 전동차 기관사는 2~3분마다 역에 정차하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운행 중에는 좀 편하게 긴장을 풀어야 장시간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 그런데 누가 항시 지켜보고 있다는 압박 속에선 이 집중과 이완의 사이클이 깨져, 판단력이 흐려지고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전국 기관사 4,533명을 설문했을 때 98%가 감시카메라가 '신경 쓰인다', '정신건강에 안 좋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넷째, 운전실은 승무원의 업무공간이자 생활공간이다. 순환선 기관사는 한번 승차하면 3시간 이상 좁은 운전실을 벗어날 수 없다. 식사도, 생리현상도 이 안에서 해결한다. 간이 변기를 들고 타고, 여성 기관사도 늘어나는데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겠다고? 심각한 인권 유린이다!


노동감시, 이미 곳곳에서 노동자를 짓누르고 있다


감시카메라를 이용한 노동자 감시·통제는 이미 심각한 피해를 낳고 있다. 2005년 구로 하이텍알씨디코리아에선 감시카메라에 노출된 노동자 13명이 '우울증을 수반한 만성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 2015년엔 이지테크 노조위원장이 회사의 감시카메라에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은행 영업점에선 지점장실 모니터로 CCTV 감시를 하는 구조 속에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168명이 질병으로 사망하거나 자살했다.


최근에는 발전소 현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빌미로 이동형 블랙박스 수백 대를 설치해 노동자를 근거리에서 촬영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에만 182개가 설치됐다. 그런데 안전관리자가 카메라만 켜 두고 현장을 떠나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에 고 김충현 노동자도 홀로 작업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다. 이런 카메라는 노동감시용으로 이용돼, 노동자들은 감시카메라 대신 인력을 확충하라고 주장해 왔다. 현대중공업에서도 사측은 안전관리를 명분으로 CCTV를 설치했지만, 노조 파업 현장을 집중 촬영하기도 했다.


사측과 정부 관료들한테 감시카메라를 맡기는 건,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과 같다.


열차 운전실에서 막아야 많은 일터를 지킬 수 있다


만약 열차 운전실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된다면? 국토부는 이미 2020년에 차량기지 등 철도시설로 감시카메라를 확대하는 입법예고를 한 바 있다. 따라서 운전실이 뚫리면 다른 철도 직종으로 노동감시가 확산될 수 있다. 그리고 제조업, 운수업, 서비스업을 비롯해 여러 일터에서 감시카메라가 늘어날 수 있다.


반대로,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막아낸다면? 노동현장을 감시하는 카메라에 노조가 앞장서 검은색 비닐봉지를 씌워버린 타타대우상용차 CCTV 사건에서, 대법원이 2023년에 '노동자 동의 없는 CCTV 설치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듯, 철도의 승리 사례는 많은 노동자에게 노동감시에 맞서는 선례가 될 수 있다.


철도안전법 개정 5만 입법청원 운동은 단순한 서명운동이 아니다. 노동자의 힘을 모으고, 지지여론을 만들며, 더 강한 투쟁(안전운행투쟁)으로 운전실 감시카메라를 막기 위한 투쟁의 첫출발이다. 또한 자본과 정부 관료들이 노동자들을 맘대로 감시·통제하며 노예처럼 부리느냐, 아니면 일터의 주인인 노동자들이 존엄성을 지켜내느냐라는 큰 투쟁의 일부다. 따라서 여러 직종의 철도노동자를 비롯해 모든 노동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


5만 입법청원을 반드시 성사시키자! 감시카메라를 기필코 막아내자! 모든 일터에서 노동자의 존엄을 당당하게 지켜내자!


???? 청원 참여

https://bit.ly/4qSoc7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