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1월 14일
석유 약탈과 중국 몰아내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마두로 대통령을 압송했다. 마약은 핑계일 뿐이고 진짜 노리는 건 석유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국이다. 약 3000억 배럴로 세계 석유 매장량의 17%를 차지한다.
더 큰 표적은 중국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석유의 80%가량을 중국이 사간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약 600억 달러(약 87조 원)를 대출했는데 이는 중국이 중남미 전체에 제공한 차관의 절반에 가깝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이 세계 6개국에만 맺고 있는 전략적 관계 대상국이자 일대일로 중남미 거점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무기도 많이 수출해 왔다. 따라서 미국은 베네수엘라를 차지해 중국의 에너지 공급망을 차단하고 중남미에서 중국을 몰아내려 한다.
트럼프는 200년 전 먼로 독트린을 부활시켰다. "아메리카 대륙은 우리 뒷마당"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콜롬비아를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도 좋은 생각이고, 쿠바는 곧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자기 입맛에 맞지 않는 정부는 강제로 교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냈다.
그린란드, 이란 그리고 대만
트럼프의 사냥감은 라틴아메리카에 그치지 않는다.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린란드에는 희토류가 약 3,600만 톤 매장돼 있다. 세계 1위인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AI, F-35 전투기 등 첨단 산업과 무기 제조의 핵심 원료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면서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가 급증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우리가 갖지 않으면 러시아나 중국이 가질 것"이라고 했다.
이란도 표적이다. 이란은 세계 4위 원유 매장국이자 2위 천연가스 매장국이다. 경제난에 시위가 크게 확산되자 트럼프는 "시위대에 발포하면 미국이 개입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란 민중 고통의 책임자인 미 제국주의가 구원자 행세를 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이란을 친미 정권으로 바꿔, 이란에서 헐값으로 석유를 사왔던 중국과 석유로 먹고사는 러시아를 동시에 타격하고 싶을 것이다.
미국이 '힘의 논리'를 정당화하면 다른 강대국들도 명분을 얻는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중국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비슷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 원대의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하자, 중국은 대만 포위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교황조차 "전쟁이 다시 유행하고 전쟁의 열기가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미중이 대만 해협에서 충돌한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될까?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은 대만 방어를 위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쟁이 터지면 한국의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제국주의, 답은 노동자 국제연대
트럼프 정부만이 문제가 아니다. 오바마 민주당 정부도 2015년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가했고, 그 결과 800만 명이 기아를 피해 나라를 떠났다.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미국 지배계급은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더 넓게 보면 강대국들이 석유, 희토류 등 자원과 세계 패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경쟁, 즉 자본주의·제국주의 체제 자체가 문제다. 자원을 무기화해 경쟁국의 숨통을 조이는 것, 이것이 제국주의 경쟁의 논리다.
오늘 현장에서 우리를 희생시키는 자들이 내일은 우리를 전장에서 희생시킬 수 있다. 자본가들은 이윤을 위해 우리를 착취하고, 자원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 그 전쟁에서 죽는 것은 노동자들이다.
현장에서든 전장에서든 노동자들이 희생당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국경을 넘어 단결하고 투쟁해야 한다. 미국·중국·베네수엘라·이란·한국 노동자 모두 같은 적과 싸우고 있다. 전 세계 노동자가 단결하면, 노동착취와 침략전쟁 등 모든 자본주의 패악을 지구에서 영원히 추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