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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실업자가 여전히 수백만인데 경제 회복?


  • 2025-02-23
  • 185 회
정상 궤도? 완전한 회복?

문재인은 “한국경제가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고 했다. 저금리와 대규모 재정투입, 수출 증가, 백신접종 효과로 올해 한국경제가 4.0%나 성장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밝혔다.
이억원 기재부 차관은 6월 11일 ‘우리 경제가 완전한 회복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1.7%로 매우 높고, 5월 취업자 수가 작년 같은 달보다 62만 명 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고용회복과 거리가 한참 멀다. 작년 상반기에 코로나가 빠르게 퍼지자 사실상 실업자가 469만 명에 이르렀다. 작년보다 취업자 수가 62만 명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400만 명 정도가 실업자다. 특히 20대는 2020년 2월 이후 현재까지 적어도 다섯 명 중 한 명은 실업자다.
따라서 ‘정상 궤도’, ‘완전한 회복’ 운운하는 건 초상집에서 축가를 부르는 격이다.

저임금 단기직 일자리

5월에 증가한 일자리 넷 중 셋은 노인일자리다. 30대 취업자 수는 오히려 69,000명 줄고 40대도 6,000명 줄었다.
문재인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고용한파에 총력대응하겠다며 올해 1분기에만 일자리를 90만 개 이상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중앙부처 일자리 83만 개 중 59만 개가 노인 일자리다. 골목 청소, 건널목 지킴이, 재활용 분리수거 등을 하고 월 27만 원 받는 용돈벌이 수준이다.
정부가 제공한 일을 하고 난 뒤 민간일자리를 얻어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한 사람은 10명 중 4명도 안 된다.

“무엇보다 양극화가 큰 문제”

코로나를 계기로 경제위기가 깊어지며, 양극화(계급 불평등)도 심해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6조로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시가총액은 477조로 전년 대비 84%나 증가했다. 삼성전자엔 ‘위기’가 없었다. 따라서 ‘회복’도 필요하지 않았다.
올해 5월 자동차 동향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수출을 많이 늘렸다. 약 13만대 팔아 전년 대비 70% 넘게 증가했다. 일부 업종에서 자본가들은 이윤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이윤이 급증해도, 넘쳐나는 청년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 하지 않는다. 해마다 1000명 넘게 퇴직해도 신규인력을 하나도 뽑지 않는 현대차를 보라.
이런 상황이기에 문재인도 ‘양극화가 큰 문제’, ‘모두 온기를 누릴 수 있는 경제회복’ 운운하며 립서비스를 한다.

노동자의 이익은 노동자가 지켜야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자본가들에게만 귀를 활짝 열 뿐 노동자들의 외침엔 귀를 닫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택배노동자가 20명 넘게 과로사했고, 6월 14일에도 ‘하루 2시간 자고, 주 6일 근무’한 택배노동자가 또 쓰러졌지만 정부는 수수방관해 왔다.
택배노동자들이 파업하자 내년 1월부터 분류작업에서 택배기사 배제, 노동시간 주 60시간 이하 등 중재안을 관철했다. 그런데 이것은 분류 인력 ‘즉시’ 투입,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이라는 파업노동자의 요구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결국 경제가 많이 어렵든, 일부 업종에서 약간 회복하는 기운이 있든 자본가들은 이윤을 챙기기 바쁘고, 정부는 자본가들을 챙기기 바쁘다.
파업과 농성으로 공장폐쇄, 집단해고를 철회시킨 대우버스, 신라대 노동자들처럼 노동자 이익은 노동자가 지켜야 한다.
‘일하다 죽지 않게 인력을 확충하라’,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자’, ‘보건의료‧교육‧돌봄 등에서 정부가 양질의 사회공공 일자리를 대폭 확충하라’ 등을 요구해야 한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1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