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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사면? 국부는 이재용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생산했다


  • 2025-02-23
  • 203 회
단체로 야단법석

4월 14일, 대표적인 한국 자본가 단체인 경총의 회장이 정부에 이재용 사면 얘기를 꺼냈다. 곧 같은 패거리인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같은 여러 자본가단체가 졸졸 따라 나와 정부에 건의했다. 그러자 이건희가 탈세하려고 사 모은 미술품을 받고 싶었던 스님들이 목청 높였고 거대종교 지도자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고 합세했다.
4월 28일, 삼성 일가는 이건희 유산의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했다. 상속세는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다. 의료분야 1조 원대 기부는 13년 전 4조 5천억 원의 불법 비자금 사건 때 약속한 것을 이제야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공중파고 종편이고 삼성의 기부행위를 추켜세우며 사면 여론몰이에 가담한다.
“경제 살리려면 이재용을 석방해야 한다” 등등의 논리는 전국 각지의 자본가 단체들, 그들이 매수해온 정치인들, 그들이 매수해온 매체들을 통해 나날이 확산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재용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그동안 한 줌도 안 되는 삼성 일가가 얼마나 많은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우리는 삼성 반도체공장 ‘황유미’ 외 70명이 넘는 노동자의 산재사망을 기억한다. 그 아버지 ‘황상기’님의 치열한 투쟁을 기억한다. 삼성 자본은 지난한 법정 싸움 끝에 패소하면 최소한으로 대응할 뿐이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지금까지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또 우리는 “노조가 승리하는 날 나를 뿌려달라”던 삼성전자 A/S ‘염호석’ 열사의 이름을 기억한다. 삼성 자본은 시신을 노조로부터 빼앗아가고 그의 아버지를 돈으로 매수했다. 노조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일감을 주지 않아 임금명세서에 마이너스가 찍혀있었던 ‘최종범’ 열사의 이름을 기억한다.
6천 건의 노조죽이기 기획 문건을 기억한다. 삼성 자본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76년 무노조 경영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수천수만의 노동자에게 고통을 주고 그 가정을 파괴해왔다. 노조를 무시하고,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무노조 경영 행태를 지금도 여러 사업장에서 버젓이 계속하고 있다.

뇌물로 얼룩진 삼성의 역사

밝혀진 것만 해도 삼성일가는 전두환에게 220억, 노태우에게 250억, 노무현 등 2002년 대선 후보들에게 380억을 뿌렸고, 박근혜 정부에겐 정유라 말 3필을 포함해 86억을 바쳤다. 이렇게 역대 정부에 수천억 뇌물을 바치며 사리사욕을 챙기고 시장과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이 삼성 권력은 문재인 정권에서도 이어져 삼성 띄워주기는 계속되고 있다. 문재인은 이재용을 여러 차례 만나 공개적으로 격려하고 추켜세웠다.

이재용 = 대한민국 대표 착취자

오늘날 삼성이 세계적 기업으로 존재하는 게 이재용 덕분일까? 아니다. 그 아래서 피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 덕분이다. 이재용이 손가락 까딱해서 투자를 결정할지 몰라도, 노동자들은 온몸을 통해서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시키며, 판매하고 수리한다. 삼성과 연결돼 일하는 수십만 노동자가 실제로 삼성을 일궜다.
노동자가 멈추면 삼성이 멈춘다. 하지만 이재용이 감옥에 있어도 삼성은 전혀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왜 대형 범죄를 저지른 자를 사면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진정한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홀대받아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대표 착취자이자 대표 범죄자인 이재용을 사면하라는 주장이 계속 나오는 건 무얼 의미하는가? “이 사회는 썩어빠진 자본가세상이다!”


<노동자투쟁> 현장신문 1면 사설(2021년 5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