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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미국 대선 – 선거는 아무것도 못 바꾼다


  • 2025-02-17
  • 228 회
미국 대선 – 선거는 아무것도 못 바꾼다

바이든이 당선됐다. 하지만 트럼프가 불복 의사를 밝혔기에 혼란은 이어질 것이다. 미국 대선은 노동자들에게 무엇을 보여줬는가?

자본주의 세계 최강국의 민낯

최근 미국 경제는 수년째 중병을 앓아왔다. 코로나는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다. 실업자가 무려 4,00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거의 4,000만 명이 식량 배급에 의존하고 있다. 세입자 3~4,000만 명이 집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1,000만 명 넘게 코로나에 걸리고 23만 명 이상이 죽었다. 의료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에서 평균수명이 줄어들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내내 자본가들의 이익을 충실히 지켰다. 2017년에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대폭 낮췄다. 보호무역이란 구실로 아마존,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을 팍팍 밀어줬다. 코로나가 터지자 위기에 처한 자본가들에게 천문학적 지원금을 쏟아부었다. 월 스트리트[금융중심지]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대로 가장 가난하고 열악한 계층에게는 인종혐오를 비롯한 악선동을 계속했다. 항의 시위에 나선 수백만 대중에겐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협박했다.

바이든: 평생 자본가 계급에 충성하다

당선 후 그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은 거의 50년 동안 부드러우면서도 충성스런 부르주아 정치인이었다. 1973년부터 2009년까지 상원의원을 지내면서 수많은 반(反)노동자법에 찬성했다. 특히 흑인 청년들을 겨냥해, 사소한 마약 범죄에조차 형량을 늘리고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2001년과 2003년에 시작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략 전쟁을 비롯해 전 세계에 걸친 수많은 군사개입을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선 트럼프보다 대자본가들한테서 기부금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

트럼프처럼 그도 “미국 공장에서 미국 제품을 만들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중국과 계속 대결하려 한다.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이익이 점점 더 강하게 충돌하는 미국에서 어떻게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트럼프보다는 덜 무례하고 덜 어리석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든도 다른 대통령들처럼 빈자에 맞서 부자를, 노동자에 맞서 자본가를 방어할 것이다.

선거에 갇혀서는 바꿀 수 없다

흑인 실업노동자 조지 플로이드가 5월에 경찰한테 목 졸라 살해당한 후, 수백만 미국인이 인종차별과 경찰폭력에 맞서 일어섰다. 경찰의 흑인 살해는 계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시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의 격려를 받으며 극우 돌격대도 전면에 등장했다. 그들은 최근에 인종차별 시위대를 살해했고, 주지사 납치 음모를 꾸몄으며, 일부는 무장시위를 벌였다. 트럼프가 패배했으니 이런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복수하려 할 수 있다.

현재 극우 돌격대는 소수다. 하지만 경제위기, 대량실업, 빈곤, 전염병이 심각해지면서 미국 정부와 극우는 흑인, 히스패닉 등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고 꾸준히 선전해 왔다. 이런 비열한 책임전가와 분열책동은 모든 노동자를 노리는 덫이다.

트럼프가 물러나고 바이든이 백악관 안방을 차지하더라도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 반이나 지났지만 노동자의 삶이 바뀌었는가?

미국 자본주의의 모순이 첨예한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 대한 대중의 강한 불만이 선거에 갇혀서 바이든 당선을 낳았다. 하지만 착취, 실업, 가난, 온갖 차별 등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면, 대통령 얼굴 바꾸는 것을 넘어 자본가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철도 고양차량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호 1면, 2020년 11월 1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