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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선거론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 2025-02-23
  • 168 회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았다. 그런데 주요 후보의 비호감도가 여전히 역대 최고로 높다. 대선이 항상 그랬지만, 이번에는 더욱 더 ‘그들만의 리그’다.

노동지옥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는 윤석열

노동자들이 날마다 죽고 있는데도, 윤석열은 1월 14일 창원에서 자본가들을 만나 “경영자들이 의욕을 잃지 않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을 개악하겠다고 했다.
11월 30일엔 청주의 한 공장을 방문해 “최저시급제나 주 52시간제가 비현실적이고 기업 운영에 정말 지장이 많다”며, “비현실적 제도는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도 반대한다고 했다.
박근혜 때처럼 자본천국, 노동지옥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는 태도로 노동자들에게 전쟁을 계속 선포하고 있다.

자본가들에게 충성을 선언하는 이재명

이재명은 1월 12일 10대 그룹 CEO들을 만나 “(사측 책임을) 입증하기 쉽지 않기에” “중대재해법도 실제 적용은 쉽지 않을 것”, “걱정 말라”고 했다. 그리고 “기업들의 이익 최대화를 전혀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친기업 발언을 노골적으로 했다.
이재명은 1월 26일 뒤늦게 노동공약을 발표했는데, 비정규직 ‘공정수당’은 비정규직 제도를 철폐하지 않고 고착화하는 것이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대신 ‘사각지대 단계적 축소’를 주장했고, 미조직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 보장이 아니라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
물론 이재명은 산재 현장이나 TV 토론에선 여전히 ‘친노동’인 것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노동자의 표를 얻으려는 포퓰리스트의 립서비스일 뿐이다. 이재명이 당선을 위해 지금은 친기업 발언도 하지만, 집권하면 친노동 정책을 잘 펼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민주당 대통령의 역사나 비슷한 외국 사례들은 그들이 자본가계급의 이익에 매우 충실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싸우는 형제들

윤석열과 이재명은 자본가계급의 정치인들이라는 점에서 ‘원팀’이며 ‘싸우는 형제들’일 뿐이다. 안철수가 더 내거나 덜 받거나 더 늦게 받는 국민연금 개악을 제기했을 때, 윤석열과 이재명 모두 호응한 건 그들이 모두 한 팀이라는 확실한 증거다. 연금은 나중에 받는 임금이므로, 연금 재정 고갈에 대한 책임은 모두 자본가들이 져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상상하지도 못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선은 5년에 한 번씩 노동자를 착취하고 억압하며 기만할 자본가정부의 수장을 뽑는 장치다. 재벌을 만나 “내가 반기업? 기업 위해 협력하겠다”고 선포한 심상정까지 포함해 주요 후보들은 지금 다른 후보들보다 자신이 더 잘 노동자를 착취하고 억압하고 기만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모든 걸 바꿀 수 있다

물가가 뛰고 있으므로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임금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강도를 완화해 모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자본가들을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 중 단 하나라도 선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가? 없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폭넓게 단결하고 투쟁하면 모든 걸 바꿀 수 있다. 단결투쟁하는 노동자에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서울판 1면(2022년 2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