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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CJ대한통운 택배 파업 – 과로사로 배 불리는 자본가


  • 2025-02-23
  • 210 회
코로나가 퍼지면서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택배로 받는 사람이 늘었다. 택배는 우리 삶에 필수적이고, 택배 노동자는 이 사회에 필수적이다. 그런데 이들이 설 연휴를 앞둔 지금까지 3주째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CJ대한통운 택배파업으로 하루 평균 40-50만 건의 택배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파업 참여 조합원이 많은 성남과 부산, 울산, 창원, 광주, 대구 등이 그렇다.
그래서 CJ대한통운 사측이나 경총은 ‘소비자 불편’을 내세워 파업을 비난한다. 하지만 그들은 노동자가 왜 파업하는지는 정확히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파업의 원인을 없애려 하지 않고, 파업을 빨리 파괴하려고만 한다.

3000억 원 꿀꺽하며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1,700명이 12월 2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쟁의권 없는 조합원과 파업을 지지하는 비조합원들도 규정을 벗어난 물량은 배송하지 않으며, 파업에 간접 참여하고 있다. 우체국·한진·롯데·로젠택배 노동자들은 파업에 연대하려고 대체 배송을 거부했다.
이번 파업의 이유는 2가지다. 첫째, 택배 요금 인상분을 과로 예방과 노동자 처우 개선에 온전히 쓰라는 것이다. 코로나로 택배 물량이 급증해 최근 2년 동안 21명이나 과로로 숨졌다. 과로의 주범은 택배 기사들이 택배 물품 분류 작업까지 장시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난해 6월에 파업했을 때, 택배 자본가들과 정부는 택배요금을 인상해 분류전담인력을 두고 올 1월부터는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약속을 제대로 안 지켰다. 설문조사에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64%가 “분류작업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답했다. 분류작업은 보통 6-7시간 걸리는데 CJ대한통운이 분류인력을 대부분 4시간만 고용하고 있어, 택배기사가 여전히 분류작업을 감당해야 한다.
CJ대한통운은 수십 년간 10원 올리기도 어려운 택배요금을 개당 170원이나 올렸다. 그런데 그중 51원만 택배기사들을 위해 쓰고, 나머지로는 자기 배를 채웠다. 택배요금 인상에 따른 수익 5000억 중 3000억을 꿀꺽하려 한다. 노동자는 여전히 힘들게 일하는데, 사측은 이를 외면하고 자기 배 불릴 생각뿐이다.

노예계약 강요

둘째, 노예계약서나 다름없는 부속합의서를 폐기하라는 것이다. 부속합의서엔 당일배송, 주6일제, 규격을 초과한 상품 배송, 터미널 도착 상품 무조건 배송 등이 담겨 있다.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하면 퇴근 시간은 더 늦어진다. 이것이 계속 늘어나면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 받아서 과로사가 날 수 있다. 주6일제도 지금까지 과로사를 유발했다. 결국 사측은 노동자들이 그동안 투쟁으로 개선한 노동조건을 뒤로 돌리려 한다.
CJ대한통운 사측이 노조의 대화 요구조차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데, 정부는 자본가 눈치 보면서 파업노동자 집회 시위만 통제하려 한다.

자본과 정부의 행태는 어디서나 비슷

이윤만 중시하는 자본과 정부의 행태는 어디서나 비슷하다. 최저시급이 5,540원에서 9,160원으로 65% 오르는 7년 동안, 배달의민족 노동자의 배달기본료는 계속 3,000원으로 동결상태다. 쿠팡 노동자들은 로켓배송을 위해 휴식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다. 공공부문에선 정부가 ‘어제 밀린 임금(통상임금 소급분)을 오늘 인건비에서 지급하라’고 해 임금삭감을 유도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택배파업이 보여주듯,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가 자기 권리를 지킬 유일한 방법은 단결·투쟁·연대뿐이다. 이번 파업이 승리하도록, 우리 모두 “불편해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응원하자.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2년 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