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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비트코인 – 자본가들이 싹쓸이하는 사기 도박판


  • 2025-02-23
  • 202 회
4월 14일에 8,199만 원으로 역대 최고였던 비트코인이 5월 19일 4,259만 원까지 떨어져 반 토막 났다. 테슬라 회장의 말 한마디, 중국·미국 정부 등의 규제 조짐에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폭락했다 한다.
2018년에도 비트코인은 1월 6일 2,600만 원을 기록했다가 딱 한 달 뒤인 2월 6일에는 660만 원까지 떨어졌다. 2010년 첫 거래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14센트(약 160원)였던 것까지 고려하면, 비트코인은 정말로 역대급 롤러코스터인 셈이다.

“비트코인은 폰지 사기”

1920년대 미국에서 폰지라는 사람이 “90일 후에 원금의 100% 수익을 주겠다”고 약속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폰지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금을 주는 방식으로 다단계 금융사기를 크게 저질렀다.
여러 전문가가 경고했듯이, 비트코인도 이런 폰지 사기와 비슷하다. 금, 주택 등과 달리 비트코인은 사실상 내재 가치가 없다. 거의 아무런 노동도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윤에 근거하는 주식 등과도 다르다. 비트코인 투기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오로지 시세차익뿐이다. 비트코인의 값어치는 나중에 다른 사람이 쳐줄 값어치일 따름이다.
“맨 마지막에 줄을 선 사람들은 만화영화 주인공처럼 벼랑 끝 공중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경고는 빈말이 결코 아니다. 이번에 비트코인이 폭락하자 직장인 블라인드 앱에선 “한강물 따뜻한가요” 등 곡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광풍으로 떼돈 버는 자들

코인 투기로 막대한 이득을 얻는 건 자산 소유자들이다. 테슬라 회장은 올해 초 비트코인에 거액을 투자해 비트코인 열풍을 불게 한 다음, 비트코인이 고점에 달하자 일부를 팔아치워 1,12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돈 많은 작전세력은 가상자산의 시세를 조종해 떼돈을 벌 수 있다. 이번에도 ‘고래’(대규모 가상자산 보유자)가 비트코인 가격을 한꺼번에 낮춰 시세 차익을 얻은 후, 다시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킨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막대한 수수료 덕분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코리아는 올해 1분기에만 2,225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1년 전 228억보다 876% 증가).

비트코인 광풍의 배경

비트코인 투기 광풍은 코로나 세계대유행에 대응하려고 세계 각국이 막대한 돈을 푼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난해 미국, 유로존, 일본, 한국 등에서 광의의 통화량(M2)이 7,350조 원이나 증가했다. 이런 막대한 돈이 투기 시장에 흘러들어 부동산폭등, 주가폭등과 함께 비트코인 투기광풍을 불러 일으켰다.
올해 1,2월 국내 4대 거래소의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445조로 지난 한 해 거래대금(356조)보다 훨씬 많다. 올해 1분기 신규 가입자는 약 250만 명인데 그중 60% 이상이 2030세대다. 금융기관은 이자 수익을 노리고 2030세대에게 돈을 마구 대출해주고, 주류 언론은 비트코인 폭등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포장하면서 투기를 조장한다.
부동산 폭등으로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사기 어렵고, 임금은 거북이걸음처럼 오르니 코인 투기로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노동자도 많아졌다. 코인 거품이 언젠간 꺼질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내가 이익을 얻고 빠져나간 다음에’ 꺼지길 바란다. 그러나 운 좋은 노동자는 극소수일 뿐, 대다수 노동자는 ‘내가 돈 벌 차례’이길 기대하다가 왕창 잃는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를 착취할 뿐만 아니라 돈벌이를 위해 코인 광풍 같은 투기 도박장까지 대거 양산하고, 희망 잃은 수많은 노동자를 그런 도박장으로 끌고 들어가 파산시키고 있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1년 5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