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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윤석열의 5·18 쇼와 노동자의 5·18 정신


  • 2025-02-23
  • 165 회
42년 전 오늘, 광주는 해방구였다. 도둑도 없었고 성폭행도 없었다. 부상자를 위해 줄 서서 헌혈하고, 시민군을 위해 자발적으로 주먹밥을 만들었다. ‘해방광주’ 1주일은 평범한 사람들이 새로운 공동체 세상을 건설할 수 있다는 점을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줬다.
그런데 이번에 윤석열은 국민의힘 의원 등 100여 명을 이끌고 518기념식에 참석해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대체 어디로 “따르라”라는 건가?

윤석열 정부의 정치 쇼

윤석열은 지난해에 “전두환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망언했다. 사과하라고 하자 개한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리며 조롱했다. 5.18 막말을 일삼았던 김진태를 이번에 강원도지사 후보로 공천했다. 5.18 왜곡처벌법을 위헌이라고 했던 자를 보훈처장에 앉혔다.
이런 윤석열의 518 기념식은 정치 쇼일 뿐이다. 지방선거에서 호남층 표를 노린 것이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펼쳐왔던 호남 ‘점령’을 한층 강화하려는 것이다.

날마다 독재 해마다 학살

윤석열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회나 언급했다. 5·18 기념식에서도 ‘자유’를 강조했다. 그런데 누굴 위한 어떤 자유인가? 물가가 폭등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최저임금을 억제하고 차등 적용하겠다고 하는 건 노동자에게 굶주릴 자유만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려고 하는 건, IT산업 등에서 1년 중 6개월가량 집중적으로 혹사시킬 수 있는 자유를 자본가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누더기 중대재해법을 더 개악하려고 하는 건 자본가에게 산재살인의 자유를 무한대로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자본가들이 고용, 임금, 노동시간, 휴가, 노동강도 등을 둘러싸고 노동자에게 날마다 독재를 행사한다. 산재 사망 1년 평균이 2,400명일 정도로 해마다 ‘산재 학살’도 벌어진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5·18의 본질은 자유민주주의” 운운하며 노동자를 현혹한 뒤, 날마다 독재 해마다 학살이 벌어지는 자본주의 착취질서를 강화하려고 한다.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고 노래 부른 것은 살아 있는 노동자들조차 죽음의 행진에 동참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과연 다를까?

이재명은 이번에 “국민의힘은 광주학살 세력의 후예”라고 옳게 말했다. 그런데 그는 민주당이 학살자들과 손잡아 왔던 역사는 감췄다. 김대중은 97년 대선 당선 직후 전두환과 노태우를 사면해 줬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0월 노태우가 사망했을 때 국가장을 치러줬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공약을 모두 깨고, 중대재해법을 누더기로 만들며 ‘날마다 독재 해마다 학살’의 자본주의 질서를 강화해 왔다.

노동자의 5·18 정신

5·18은 과거의 광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노동자들이 착취와 억압, 기만에 맞서 단결투쟁하려는 모든 현장 속에 5·18이 있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5·18 정신을 기념식장에 가둔 채, “산 자여 따르라”며 자본천국 노동지옥으로 노동자들을 끌고 가려 한다.
노동자들은 이들의 기도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또는 그 아류든 그 어떤 주요 정당도 신뢰해선 안 된다. 오직 노동자들의 단결에 의지해 물가폭등에 맞서 임금을 대폭 올리고,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를 나누며, 인력과 안전시설을 확충해 산재를 없애야 한다. 더 나아가 노동자들이 권력을 장악해 자본가들의 독재를 끝장내고 ‘해방광주’를 계승하는 노동자 해방세상을 건설해야 한다.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2년 5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