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점점 더 커지는 전쟁, 점점 더 위협받는 노동자


  • 2025-02-23
  • 165 회
우크라이나 전쟁이 3개월째로 접어들었다. 마리우폴에서만 최대 2만 명의 민간인이 살해당했을 것이라고 한다. 피난민 수는 거의 500만에 이른다.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미국(나토)과 러시아 지배자들 사이의 간접적 충돌이 머지않아 직접 충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나온다.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노동자의 삶은?

3차 대전으로 가는가?

최근 일본 닛케이신문은 3차 세계대전 가능성을 보도했다. 러시아군이 소형 전술핵무기 등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 유럽 국가들이 보다 적극 개입하면서 3차 대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월 6일 미국 상원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등을 무제한 지원할 수 있는 ‘무기대여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차 대전 이후 81년 만에 이 법을 발동시킨 것이다.
이번 전쟁이 3차 대전으로 직접 이어지지 않더라도, 3차 대전 가능성은 다양하게 열려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구실로 지금 세계 각국이 군비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3 국방부 예산을 전년 대비 8.1% 늘려 7730억 달러(967조 원)로 하자고 의회에 주문했다. 독일은 2월 27일 군사 비용을 국내총생산(GDP)의 1.2%에서 2.0%로 대폭 높였고 프랑스와 영국도 군비 증대 행렬에 동참했다.
중국도 올해 국방 예산으로 전년 대비 7.1% 늘어난 282조 원을 책정했다. 일본도 올해 방위 예산으로 사상 최대인 57조 원을 편성했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한다. 문재인 정부에 이어 윤석열 정부도 자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려 한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다시 발사했다. 많이 먹으면 방구 뀌고 똥 싸듯, 군비를 증강하면 긴장이 높아지다가 언젠간 전쟁이 터질 가능성이 높다.

떼돈 버는 군수산업

코로나 팬더믹 와중에 세계 군비 지출은 거의 2,700조 원이나 됐다. 나토 국가들만 해도 1,380조 원을 썼다. 군수산업은 코로나로 세계 인류가 병들고 죽어가고 있을 때,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며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준비했다. 그리고 전쟁이 터지자 군수산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군수업체 록히드 마틴은 주가가 21%나 뛰었다.
한국은 군사력 세계 6위, 방산 수출 세계 9위다. 전쟁이 터지자 한화 에어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의 무기가 잘 팔려 KAI 주가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2월 23일) 대비 4월 18일 현재 33.3%나 급등했다. 대량살상은 군수산업 자본가들에겐 떼돈 벌 기회다.

전쟁과 노동자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노동자들은 목숨을 잃었거나 위협받고 있다. 러시아 노동자들도 서방의 경제제재로 일자리를 잃거나 물가가 폭등해 고통받고 있다. 곡물을 수입하는 빈국들의 수억 대중은 빵 가격이 급등해 굶주림의 고통이 커졌다. 세계 식품시장의 90%를 통제하는 4대 다국적기업은 전쟁을 구실로 투기를 강화해 곡물 가격을 폭등시켰다. 선진국 노동자들도 물가폭등으로 삶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 가령, ‘세계의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뛰자 사료 값도 뛰어 계란 한 판이 7,000원대로 올랐다. 휘발유, 경유 가격은 정부가 유류세를 30% 인하했지만 1,900원대로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전쟁은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다. 총 들고 전쟁터에 끌려 나가 죽는 사람도 대부분 노동자이며, 전쟁으로 경제가 휘청거릴 때 더 가난해지고 심지어 굶주리는 사람도 대부분 노동자다. 전쟁, 불평등, 가난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노동자들이 피할 수 없는 문제들이고, 서로 뗄 수 없이 연결된 문제들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들을 끝장내려면 미국이든 러시아든, 남한이든 북한이든 어느 한 쪽 지배자를 지지해선 안 된다. 모든 지배자에 맞서 세계 노동자가 단결해야 한다.


철도 현장신문 1면 사설(2022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