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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민중에 맞선 푸틴, 바이든, 나토의 전쟁


  • 2025-02-23
  • 159 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보름 만에 이미 수천 명이 죽고 수만 명이 다쳤으며, 난민 수가 250만 명에 이르렀다.

푸틴의 침략전쟁

푸틴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키며 이웃과 이웃을, 친척과 친척을 갈라놓았다. 수 세기 동안 같은 지역에서 서로 섞여 살고, 서로의 언어로 소통하고, 서로 결혼했던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들은 이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도록 강요받고 있다. 오늘날 민족주의의 고조는 이 민중들 사이에 피와 증오의 도랑을 파고 있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범죄적이다. 우리는 이 침략에 맞서 목숨 걸고 싸우는 우크라이나 민중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그리고 1만 3000명 넘게 체포당했지만 완강하게 반전을 외치는 러시아 민중과 세계 곳곳에서 반전시위를 벌이는 노동자민중과 함께해야 한다.

미국과 나토의 중대한 책임

푸틴이 먼저 폭탄을 떨어뜨렸을지라도, 미국과 나토에도 이번 전쟁에 큰 책임이 있다. 미국은 소련에 대항하려고 1949년에 나토라는 군사동맹을 만들었다. 1990년에 러시아가 동서독 통일에 동의하자, 그 대가로 미국은 동유럽 국가들을 나토에 가입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은 1999년부터 동유럽 국가들 14개를 차례차례 나토에 가입시켰다. 그리고 이들 국가 중 일부에 미군과 나토군을 배치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포위해 왔다. 무기업체들에게 나토 팽창은 노다지였다. 이제 우크라이나 차례였고 미국은 친미 정권을 세워 나토 가입을 추진해왔다. 이런 미국의 저돌적인 러시아 포위 전략은 이번 전쟁을 낳은 중대한 원인이다.

경제 제재는 답이 아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전쟁자금과 물자를 지원하면서, 러시아를 상대로 고강도 경제 제재에 나섰다. 외환보유고 접근을 제한하고, 7개 러시아은행을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했다. 러시아 제품 수입과 전략물자 수출을 금지했고, 러시아 신용등급도 추락시켰다.
하지만 이런 경제 제재는 전쟁을 끝내지 못한다. 푸틴이 전쟁을 단기간에 끝내려고 우크라이나를 더 극심하게 폭격하게 만들고, 서방을 비난하며 애국주의를 더 퍼뜨리게 한다. 루블화 폭락에 따른 물가 폭등으로 러시아 노동자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석유와 가스, 곡물의 공급망 교란은 전 세계에 연쇄적인 물가 인상도 불러온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동맹국 지배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주권이나 노동자 민중의 삶에 관심이 없다. 이 전쟁을 이용해 군수산업의 이익을 늘리고, 군비 증강을 합리화하며, 결속을 강화해 러시아·중국 등을 상대로 한 패권 다툼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차지하려는 탐욕밖에 없다.

노동자의 눈으로 전쟁을 보라

물가 폭등에 맞서 1월에 카자흐스탄에서 수만 명이 시위했을 때, 푸틴은 공수부대 수천 명을 투입해 시위 진압을 도왔다. 하지만 그때 서방 지배자들은 아무 말도 안 했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푸틴의 군 투입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 롯데제과 등 한국 자본가들의 이익에 이로웠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국 지배자들은 서로 다투면서도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짓밟는 데에선 언제나 한몸이다.
노동자들은 그 어떤 지배자의 편에 서서도 안 된다. 강대국의 패권 다툼 속에 일어난 전쟁과 그 연장선일 뿐인 제재를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전쟁으로 더 급등하는 물가에 맞서 임금을 대폭 올리고, 모든 노동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1차 대전 전에 어느 사회주의자가 말했듯, “구름이 폭풍을 몰고 오듯, 자본주의는 전쟁을 몰고 온다.” 이것은 여전히 진실이다. 자본주의 체제를 바꿔야 전쟁을 영원히 끝낼 수 있다.


철도 행신 KTX 정비기지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2년 3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