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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노르트 스트림 폭발, 언론의 침묵


  • 2025-02-27
  • 215 회

2월 8일, 미국 기자 시모어 허시는 지난 9월 미군이 파견한 비밀 병력이 노르트 스트림 파이프라인을 폭파했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게재했다. 그리고 허시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그것을 지시했다.


노르트 스트림은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독일로 공급하는 유일한 직통 파이프라인이었다. 그것은 러시아 기업 1곳과 서유럽 기업 4곳이 공동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것의 파괴는 석유 제품의 국제 가격이 폭등하는 데 일조했다.


2월 21일,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UN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소수의 국가급 행위자”만이 비밀리에 수심 260피트[79미터]에 폭탄을 설치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삭스는 ‘현재까지는’ 허시의 보도만이 유일하게 노르트 스트림이 어떻게 폭파될 수 있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인정해 줬다. 그리고 백악관이 허시의 주장을 비난하면서 그를 반박하는 아무 정보도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삭스는 UN이 독립적으로 조사하라고 요청했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이와 같은 주장은 거대 언론의 즉각적인 주목을 끌었을 것이다.


허시는 다른 비밀 작전들을 폭로한 것으로 유명한,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다. 삭스는 수십 년 동안 인프라를 포함한 국제 문제에 대해 UN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그래서 이번 사건에서 언론의 침묵은 특히 주목할 만했다. 다양한 언론이 선정적인 이야기에 각자의 의견을 제시하는, 평소의 경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쥐 죽은 듯 조용하다.


그것이 바로 이 사건의 핵심이다. 허시의 기사가 아니다. 삭스의 UN 조사 요구가 아니다. 핵심은 바로 언론이 이번 사건을 아무 이야기도 없다는 듯이 대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방금 크고 지독한 방귀를 뀌었다는 것을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척하는 것과 같다.


결말이 어떻게 되든(미국이 공격을 조직했든 허시가 헛수고를 하고 있든) 노르트 스트림 파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일부다. 그리고 미국은 그 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 무기와 돈으로 그 전쟁을 지휘하고 있다.


어느 전쟁에서든 언론은 수행할 역할이 있다. 전쟁이 불러올 박탈과 파괴를 대중이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언론은 ‘민주주의’와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지어내고, 한 국가 지배 계급의 진짜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진실은 무시한다.


1차 대전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싸움’이었다. 아마도. 2차 대전은 ‘파시즘을 막는 싸움’이었다. 아마도. 베트남 전쟁은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라크 전쟁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뿌리 뽑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마도.


아니, 그것은 구호일 뿐이고, 대중에게 전쟁을 정당화하려고 언론이 강요하는 선동일 뿐이었다. 미군은 미국 자본가 계급의 경제적·지정학적 이익을 증진하려고 그 모든 전쟁에 참전했다. 그 전쟁은 미국 자본주의가 이곳[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노동자를 해치면서, 자신을 세계에서 지배적인 경제 권력으로 내세우는 수단이었다.


물론 언론은 항상 이 나라를 운영하는 자본가 계급 편을 든다. 언론 자체가 자본주의 체제의 일부다. 언론도 상품으로 이윤을 벌려고 일한다. 언론은 뉴스를 상품으로 판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이 각색한 뉴스를 상품으로 판다. ‘기록상’ 거대 신문 중 하나인 워싱턴 포스트는 아마존을 소유하고 있는 제프 베이조스의 소유다.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전시에, 그리고 다음 전쟁을 준비하는 시기에 언론의 역할은 노동자에게 특히 위험하다. 오늘날 언론이 떠들어대는 이야기는, 언론이 무시하는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우리 이해관계와 대립하는 전쟁을 이곳과 전장에서 우리 목숨을 희생하면서까지 기꺼이 수용하도록 만들려는 준비 작업의 일환이다.


다음 전쟁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백한 연장으로서 등장하든 아니면 다른 수단을 통해 등장하든, 우리에게 해가 될 것이다. 전쟁을 주도하는 이들, 즉 우리나라의 자본가들, 그들의 국가, 그들의 언론이 우리 주적이 될 것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그룹 스파크 현장신문 1면 사설, 2023년 2월 27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