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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연금 개악 – 모든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다


  • 2025-02-25
  • 198 회
연금 개악 – 모든 노동자의 삶을 파괴한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연금 개악 속도를 높이고 있다. 국민연금 재정 상태를 1월 말에 빠르게 발표하고, 4월에 나올 국회 연금개악 방안을 보강해 늦어도 10월까지는 연금개악 정부안을 내놓고 올해 관철시키겠다고 한다. 개악 방향은 분명하다. 더 내고 덜 받는 것이다. 또는 왕창 올려서 내고 그대로 받거나 약간 더 받는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므로 보험료 더 내라?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이 머지않아(30년쯤 후) 고갈될 것이므로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대로 가다간 19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못 받을 수 있다고 공포심도 조장한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못 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국민연금이 고갈되더라도, 지금 건강보험처럼 매해 필요한 만큼 걷어서 지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기금 고갈을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 기금 고갈은 처음부터 예측했던 것이다.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했을 때도 2049년에 바닥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요한 건 노후 보장 등 노동자의 생존권이다. 이를 위해선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가가 비용을 부담하라고 해야 한다.

노동자 생존권이 중요하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재 월 소득의 9%에서 22% 정도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내는 돈이 적지 않다.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고 임금은 제자리걸음이라 실질임금이 삭감당하고 있는데, 국민연금 보험료를 두 배 이상 낼 수 있겠는가?

또한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현 65세에서 67~68세로 늦추자는 안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년이 60세라 65세에 연금을 받기 전까지 5년이란 소득 공백 기간이 있다. 정년퇴직 후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위험하고 더럽고 힘든(3D) 저임금 일자리뿐이다. 연금 받는 연령을 더 늦추자는 건 OECD 중 노인빈곤율 1위, 노인자살률 1위로 이미 충분히 나쁜 상황을 더 악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의 60%는 월 40만 원도 못 받고 있다. 노인 1인 가구의 월 최소생활비 124만원보다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엔 노무현 정부 탓도 있다. 2007년에 더 내고(보험료를 월 소득의 3%에서 9%로 높이고), 덜 받는(평균 소득의 70%에서 40%로 낮추는) 연금개악을 밀어붙였다. 어느 정부든 노동자의 노후보장엔 관심이 없었다.

누가 부담할 것인가?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줄 돈이 없다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을 개악하자고? 이 사회에 돈은 많다.

두 자본가정당은 법인세 27조원, 증권거래세 11조원 등 5년간 64조원의 부자감세에 합의했다. 10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이 10년 동안 395조원이 늘어 1000조를 돌파했다.

노동자들을 저임금, 실업, 빈곤으로 내몰면서 자본가들은 부를 쌓고 있다. 정부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가들의 배를 계속 불려주려고 노동시간을 늘리고, 임금을 깎고, 연금‧건강 보험료를 더 내고 덜 받게 하는 개악 공세를 펴고 있다. 노동시간 연장, 임금‧연금 삭감 등에 반대해야 하며, 그동안 노동자를 쥐어짜서 벌어들인 돈을 자본가들이 토해내 연금을 포함한 노동자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해야 한다.

최근 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1년 더 내고, 2년 더 늦게 받는 연금개악을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투쟁으로 연금개악을 막아왔던 프랑스 노동자들은 이번에도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우리도 프랑스 노동자들처럼 싸울 수 있다. 단결투쟁으로 권리를 지킬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 노동자의 연금에선 손 떼라! 자본가의 곳간을 열자!

철도 현장신문 1면 사설, 2023년 1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