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미래는 노동자가 열어간다
노동자의 미래는 노동자가 열어간다
코로나가 터져 2020년에 더 급속히 무너졌던 세계경제는 잠깐 회복한 지 1년도 안 돼 다시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0%대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은 미러 대리전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져 있다. 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처럼 중국이 세계경제를 떠받치기도 어렵다. 코로나 위기가 심각하고 부동산 거품은 곧 터질 지경이기 때문이다. IMF의 지원을 받는 나라가 94개국으로 역대 최대일 정도로 빈국과 신흥국의 부채 위기도 심각하다.
이런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려고 세계 자본가들은 대량해고의 칼을 꺼내들었다. 테슬라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직원 절반을 해고했다. 지난해 세계 주요국의 테크 기업들은 약 21만 명을 정리해고했다.
경기침체, 대량해고, 강대국간 갈등 등은 자본주의 체제가 인류를 얼마나 위험한 수렁으로 끌고 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위기 고통 떠넘기기
세계경제가 얼어붙자, 수출 주도의 한국경제도 치명타를 입고 있다. 그래서 윤석열은 위기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 80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호봉제를 없애고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하며 대체근로를 허용해 파업을 무력화하겠다고 한다. 노동자들을 수렁으로 밀어 넣어 자본가들을 수렁에서 건져내겠다는 것이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건강보험 개악도 밀어붙이고 있다. 공공요금도 대폭 오른다.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은 전년 대비 1만 5,841원 오른다(34.4%). 50년 만에 최대다. 가스요금도 2분기부터 크게 오를 예정이다.
서울의 택시 기본요금은 2월 1일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오른다.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이르면 4월부터 300원씩 오를 것이다. 상하수도 요금 등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예정돼 있다. 고점은 지났다고 하지만, 물가 특히 체감물가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고공행진을 지속할 듯하다.
누가 진짜 기득권 세력인가?
윤석열은 신년사에서 “기득권 유지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노동자들을 기득권 세력이라고 비방하며 대대적으로 공격하려 하고 있다.
뼈 빠지게 20년 일해도 겨우 최저임금만 받고, 고용조차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득권 세력인가? 정부 가이드라인 때문에 해마다 임금이 겨우 1%대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물가인상과 통상임금 600억 감축 등을 고려하면 실질임금 삭감), 2022년 한 해만 해도 산재로 4명이 죽은 철도공사 정규직을 비롯한 공기업·대기업 노동자들이 기득권 세력인가?
고유가로 지난해 상반기에만 12조원 흑자를 남긴 정유4사, 고금리로 지난해 9월까지 14조원의 순이익을 낸 4대 금융지주, 10년 사이에 사내유보금을 395조 늘려 1000조 원을 돌파한 100대 기업 등이야말로 기득권 세력 아닌가? 그리고 이런 대자본가들의 이익을 물불 가리지 않고 보호해 주는 윤석열과 정부 관료, 여야 정치인들이야말로 기득권 세력 아닌가?
자본가들과 정부 관료들의 기득권 유지에 매몰된 나라엔 노동자의 미래가 없다. 자본천국, 노동지옥 만들기에 혈안인 윤석열 정부를 가만 놔두면, 이윤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회에 도전하지 않으면 노동자의 미래가 없다.
물가 뛰는 만큼 임금 대폭 올려라,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늘려라, 모든 해고를 금지하라,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 등을 요구하며 노동자가 단결할 때 노동자의 미래는 활짝 열린다. 장시간 노동, 저임금, 실업, 불평등, 전쟁, 기후재앙 등만 낳는 자본가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설 때 인류의 미래는 밝게 빛날 수 있다.
격주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3년 1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