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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주 52시간도 짧다는 노동부


  • 2025-03-02
  • 206 회

제조업, 건설업 등 일부 업종에서 주 52시간 노동제를 개악하겠다는 노동부 발표가 있었다. 52시간도 너무 짧다는 자본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한 것이다. 52시간도 너무 길고, 법정 노동시간을 40시간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많은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했다. 정부의 설문조사는 ‘답정너’ 식으로 매우 편파적이었다. 52시간제의 문제점을 늘어놓고,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유도했다.


같은 날 한국노총은 경사노위에 다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노사정이 모두 노동시간 연장에 동의하는 모양새를 만들려고 자본과 정부는 어용노총을 파트너로 선택했다.


정부는 올해 초에도 주 69시간제를 꺼냈다가 반발이 거셀 것처럼 보이자 슬그머니 철회했다. 이번에는 주 60시간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2시간 상한제 아래서도 많은 노동자가 과로로 질병을 달고 산다. 특히 정부가 콕 집어 언급하는 제조업과 건설업은 산재사망 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들이다. 일부 업종에서라도 연장근로 단위기간을 주에서 월, 분기, 연 단위로 확대하면, 몰아서 일해야 해 과로와 산재사망이 더 늘어날 것이다.


노사 합의로 추진한다는 것도 기만적이다. 노조가 없거나 어용인 사업장에선, ‘노사 합의’를 가장해 자본가가 노동자에게 노동시간 개악을 강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간 개악에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일부 업종이 뚫리면 정부는 기회를 노려 전체 업종으로 확산하려 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자고 한목소리로 요구해야 한다.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3년 1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