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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물가폭등 – 이제 임금을 올릴 차례!


  • 2025-03-05
  • 16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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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연합뉴스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이라고 윤석열이 마트에 가서 말했다. 하지만 당일 대파의 도매가는 3,300원, 대형마트 권장 판매가는 4,250원이었다. 일회적 대파 쇼로 물가폭등 현실을 감출 순 없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정부는 설이 지나면 과일값도 내려갈 거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3월 15일 기준으로, 사과 10㎏당 도매가격은 9만900원으로 1년 전보다 122%나 폭등했다. 복숭아, 귤, 딸기 모두 무섭게 올랐다.

마른 김이 1년 만에 40% 가까이 뛰는 등 수산물 가격도 많이 올랐다. 라면, 빵 등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다. 국내 휘발유값도 7주 연속 오르고 있다(21일 서울평균 1,715원). 공공요금도 많이 올랐다. 방이 추워도 옷 두껍게 입고 견뎠는데, 난방비가 작년에 비해 2배나 뛰었다는 얘기도 많다. 서울시는 7월부터 지하철요금을 150원 더 올리겠다고 했고, 총선 끝나면 전기세도 또 오를 듯하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크게 하락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외식도 줄이고 편의점 음식으로 대충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기도 한다.


총선에서 누가 이기든, 물가 잡기 힘들 것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물가 잡겠다고 부랴부랴 나섰다. 그런데 사과 생산이 30% 줄었는데, 가격이 4배로 뛰었다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만으론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대형 유통업자들이 물량을 비축해 뒀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1,500억 원을 긴급 투입해도 그 혈세는 결국 이런 유통업자들의 배만 채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런 재정 투입은 반짝 효과만 낼 것이다.

게다가 과일값, 채소값, 식료품값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위기, 유가에 영향을 미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 같은 세계적 문제를 일국 정부가 해결할 순 없다. 나아가 ‘올릴 땐 왕창 올리고, 내릴 땐 찔끔 내리는’ 자본가들의 탐욕을, 친기업 정부가 제대로 규제할 수 없다. 가령, 곡물 가격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작년 3월에 비해 올 2월엔 33%나 하락했다. 팜유, 대두유 등 유지류 가격은 절반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식품업계 자본가들은 가격을 제대로 안 내려 오리온(4924억), 농심(2121억), 삼양식품(1468억) 등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윤석열 정부한테는 이런 자본가들을 강력하게 통제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

물가폭등 이슈로 윤석열 정부를 날마다 공격하며 반사이익을 누리려 하는 민주당도 친기업 정당이기에, 집권했을 때 물가·부동산 폭등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따라서 물가폭등으로 삶이 팍팍해지는 것을 막으려면, 노동자들이 어떤 지배자도 믿지 말고 단결해서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물가가 오를 때마다 임금도 즉시 올리자고 해야 한다(물가 임금 연동제).


임금 대폭 올리기 위해 노동자들이 나서야


노동자들은 이미 곳곳에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고물가에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1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참여한 대규모 파업이 33건(46만 명)으로 2000년 이후 최대였다. 독일에서도 최근 철도, 항공사 노동자 등이 10% 이상의 임금인상 등을 내걸고 파업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 조선, 철강, 철도, 지하철 등 대사업장 노동자들이 임금 대폭 인상을 내걸고 앞장선다면 임금인상을 원하는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도 고무할 수 있어 전체 노동자의 임금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대 공무원노조가 최근 “공무원 임금은 민간의 82.3%까지 낮아져 역대 최저”라며 “정부는 소비자물가 인상률의 절반도 안 되는 임금인상률을 매년 멋대로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부문에서 임금을 올리려면, 정부의 총액인건비제 분쇄, 임금 대폭인상 등을 내걸고 노동자 전체가 단결해야 한다.

물가 폭등에 맞서 임금을 대폭 올리기 위해 정규직‧비정규직, 남성‧여성, 공공‧민간을 떠나 모든 노동자의 힘을 모으자.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4년 3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