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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국회 탄핵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


  • 2025-03-06
  • 226 회


12월 14일(토), 국회가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날마다 “윤석열 퇴진”을 목이 터져라 외치며, 파업하거나 시위에 나선 수많은 노동자 민중이 거둔 1차 성과다. 그러나 헌재에서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보장도 없고, 헌재 판결까지 2~3개월 걸릴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 민중이 계속 싸워 윤석열을 하루빨리 퇴진시켜야 한다.


그런데 윤석열 개인만 끌어내릴 것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적폐를 모두 청산해야 한다. 비상계엄을 획책하거나 동조한 모든 공범을 구속‧처벌해야 한다. 계엄실행 핵심기관인 방첩사와 동조한 국정원을 해체해야 한다. KBS사장 박장범을 비롯해, 윤석열이 노동자 민중을 억압하거나 기만하기 위해 여러 기관에 임명한 자들을 모조리 내쫓아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없앤 안전운임제(화물판 최저임금)를 되살려야 하며, 윤석열이 거부해온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입법화해야 하며,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해야 한다.


민주당 믿고 가만히 있으면 될까?


민주당은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공범’인 국민의힘과 협조해 5,000만 원이 넘는 금융투자소득에 매기는, 즉 상위 1%에게만 해당되는 금투세를 폐지했고, 가상자산 과세는 2년 미뤘다. 


이재명은 12일에 자본가단체장들을 만나, 그들로부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 연장 등엔 보다 신중하고, 반도체 산업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근로시간 규제를 적극 완화해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국회 탄핵 직후인 15일엔 이재명이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내란 공범’인 국민의힘과 정부 관료들에게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했다. 16일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를 만나 “기업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암참은 (노동자를 쉽게 자를 수 있는)‘노동 유연성’ 제고도 요청했다. 


이재명이 말하는 ‘대한민국 정상화’란 윤석열의 직무만 정지시켰을 뿐 자본가들은 ‘편하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자본 천국, 노동 지옥의 정상 가동을 뜻한다. 몇 년 사이에 물가가 대폭 올랐지만 최저임금은 쥐꼬리만큼만 올라야 하고, 정부가 1-2%대로 임금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공공부문 노동자는 그대로 따라야 하며,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일을 하느라 노동자들은 골병들고 과로로 쓰러져야 하며, 주52시간 규제가 허물어져 장시간 혹사당해야 하고, 결국 정규직도 비정규직처럼 사장이 원할 땐 언제든지 잘려나가야 하는 나라! 


이재명과 민주당이 “민생의 핵심은 기업활동” 운운하며 부자와 자본가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는데, 과연 그들을 믿고 노동자들이 가만히 있어야 할까?


노동자들이 자기 요구를 내걸고 나서야


세계경제와 함께 한국경제가 어려워지면서 KT 2,800명, 엔씨 소프트 500명 등 최근 여러 대기업에서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이 줄을 잇고 있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98년 외환위기 때처럼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휘몰아칠 수도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선 대규모 정리해고가 벌어지고 있다. 유럽 최대 자동차업체인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 3곳을 폐쇄하고 수만 명을 해고하며, 남은 노동자의 임금을 10% 깎겠다고 했다. 그래서 독일 금속노조는 폭스바겐 공장들에서 간헐적으로나마 파업해 왔다.


경제위기 상황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본가계급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하며 노동자계급을 더 강하게 공격하려 들 것이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배경으로 미중 갈등이 격해져 3차 대전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으므로 노동자 계급은 강도들의 야만적 전쟁이라는 또 다른 시련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를 확실히 끝장내기 위해 싸워야 할 뿐만 아니라, 임금 대폭 인상, 모든 해고 금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철폐 등을 내걸고 자본가 계급과 그들의 이익에 복무하는 모든 정치인을 끝장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 착취와 억압이 없는 노동자 세상을 건설하기 위한 중단 없는 전진!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4년 12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