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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코로나19: 백신 경쟁은 이윤 경쟁이다


  • 2025-02-17
  • 221 회
코로나19: 백신 경쟁은 이윤 경쟁이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세계의 모든 주요 제약회사가 광적인 백신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 백신 연구가 196건 진행되고 있고, 그중 8건은 최종 단계인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백신이 나올 것이라고들 한다.

“보통 10-20년 걸릴 일을 우리는 6-8개월 만에 해내려고 한다”고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 경영진이 최근에 말했다. 의료자원을 대거 동원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놀랍고도 기쁜 일이다.

백신은 안전할까?

하지만 자본주의에서는 단순한 게 하나도 없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에게 백신 경쟁은 무엇보다도 이윤 경쟁이다! 대박 내기 위한 경쟁에서 이기려면, 백신을 가장 먼저 개발해야 하고, 대량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기도 전에, 일부 회사에선 백신 생산을 이미 시작했다. 그리고 이윤을 확실히 챙기려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미국을 비롯한 부국 정부들한테 대량의 백신을 사전 예약하게 했다.

미국 여론조사 기관이 설문조사를 했는데,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5월엔 72%였지만 9월엔 51%로 떨어졌다. 왜 미국인 절반이 백신을 불신할까? 그동안 숱한 경험을 통해 제약회사는 이윤만 추구하고, 트럼프는 정치적 이익을 위해 ‘안전성과 효능이 확실히 입증되기도 전에 백신을 상용화’하려 할 것이라고 불신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정부의 관리 소홀로 상온 노출 사건이 터지면서 독감 백신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

백신 연구는 투명한가?

백신은 정말 효과적일까? 가장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려면, 세계 과학자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과학자들은 서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래서 뉴욕타임스도 “여러 업체가 따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효능이나 부작용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아,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이윤을 위한 경쟁체제는 백신의 효과적 개발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다.

이것은 대중에게 큰 손해다. 국가가 공적자금을 쏟아부은 연구소들에서 마침내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특허권과 영업비밀 때문에 백신에 대한 정보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이다. 제약회사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영업전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이 제약회사들이 정부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알 수 없다.

누구나 백신 맞을 수 있나?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 경영진은 무뚝뚝하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특별한 시기다. 우리 백신 가격은 이를 반영할 것이다. 약값을 치를 수 없는 사람들은 매우 안 좋을 것이다.” 빈부 격차가 백신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조차 “가장 중요한 것은 백신의 공평한 분배”라고 얘기했다.

미국과 중국이 코백스라는 세계 백신 공급 기구에 가입하지도 않은 것은 백신을 자국의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은 백신을 무기로 중동 등에서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제약회사들은 ‘공중보건 위기로부터 인류를 구한다’는 거창한 명분을 앞세운다. 하지만 실제론 떼돈을 벌고 싶어 ‘백신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 때문에 많은 세금과 지식과 재능이 낭비되고 있다. 백신을 진짜 ‘인류의 공공재’로 만들려면, 영업비밀을 철폐해 모든 과정을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노동자가 백신 개발과 사용 과정 전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2020년 10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