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대전 조차장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8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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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만 뽑고 갱의함은 없다?
여성 기관사 휴게실은 갱의함까지 채워넣느라 점점 비좁아진다. 그리고 남성 기관사들도 처지가 다르지 않다. 24사번부터 갱의함을 배정받지 못했다. 자리가 없다면 돈을 들여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사측은 자리가 없으니 사람이 참아야 한단다. 사람만 뽑아놓고 할 일 다했다는 듯 뒷짐만 지고 있다. 자기 갱의함이 없는게 기본값이라는 양 ‘꼭 필요한 사람만’ 관리자에게 말하라고 한다. 우리가 이미 낡았고 더 좁아진 시설에 적응하기만을 기다리는 걸까?
■ 정년연장, 무엇을 요구할 건가?
정년이 가까워진 동료들의 걱정은 연금을 받기 전까지 몇 년을 어떻게 버티느냐다. 그래서 "1년 촉탁직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정년연장이 화두가 된 건 정부가 연금 지급을 늦춰 소득 공백을 더 키웠기 때문이다. 기업은 이 틈을 이용해 숙련 노동자를 더 낮은 임금으로 계속 쓰려 한다.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건 ‘더 싸게, 더 오래 착취당하는 것’이 아니다. 퇴직 즉시 연금 받을 권리와 원한다면 임금 삭감 없이 계속 일할 권리다. 정부와 경영진만 쳐다봐선 안 된다. 우리의 요구는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 통합은 급하게, 노동조건은 천천히?
국토부가 코레일관광개발과 코레일네트웍스 통합을 발표하자 두 회사는 합병을 위한 TF를 꾸렸다. 어느 회사가 남고, 어느 회사가 사라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3년의 안정화 기간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도 새 규정이 마련되기 전까지 각각 유지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디에서도 노동 조건을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집을 계약하면서 방이 몇 개고 얼마나 큰지는 입주 후에 정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통합이 먼저가 아니라 노동 조건이 먼저다. 지금 노동 조건을 개선해야 통합 이후에도 우리의 기준을 지킬 수 있다.
■ 경량 패딩이라 봄에 준다더니, 지금 여름이다!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이 지난 겨울 지급하기로 했던 경량 패딩. 겨울이 다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라 문의했더니 사측은 “경량 패딩이라 봄에 준다”고 했었다. 봄에 패딩을 얼마나 입는다고? 이것도 황당했지만 그래도 기다렸다. 그런데 여름이 돼도 지급이 안 돼 다시 물어보니 납품업체 문제로 지급이 무산됐고, 현재 대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그래! 사측은 원래 약속은 지키지 않고 상황을 숨기거나 그때그때 둘러대왔다. 준다던 패딩은 안 주고 불신만 준다.
■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동료들은 미국-이란 전쟁 직후 치솟은 기름값 때문에 싼 변두리 주유소를 찾아다니느라 고생했을 것이다. 그런데 4대 정유사가 전쟁 직후 담합해 기름값을 올린 정황이 드러났다. “오늘 가격 100원 더 올린다. 올해 2조 벌 듯. 역시 전쟁으로 먹고 사는 회사.” HD현대오일뱅크 가격결정부서 단톡방에 올라온 메시지다.
기름값은 전쟁 때문에만 오른 게 아니다. 정유사들은 전쟁을 기회로 가격을 더 올려 우리에게 비싸게 팔았다. 우리가 물가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안 말이다.
■ 1인 1실을 2인 1실로 바꿔버렸다고?
2025년 7월, 철도공단은 코레일 소속 교대근무자 침실 기준을 1인 1실에서 2인 1실로 임의로 바꿔버렸다. 국제 암 연구기관에 따르면, 교대근무는 2급 발암물질이다. 그만큼 교대근무자의 휴식은 중요하다. 그런데 철도공단은 ‘이윤논리’에 찌들어, 노동자 건강을 내팽개치고 있다. 지붕이 새는 차량기지를 고치고, 달려오는 열차로부터 작업자가 안전하게 대피할 공간을 마련하려면 공단과 교섭하고 싸워야 한다. 7월 2일, 철도공단이 철도노동자의 사용자라고 충남지노위가 결정했다. 그러니 더 이상 숨지 말고 나와!
■ 고속철 통합을 넘어 상하 통합으로!
정부는 9월 초 고속철 통합의 여파가 상하 통합, 즉 코레일(운영)과 철도공단(시설 관리)의 통합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차단하려 한다. 하지만 철도공단이 철도노동자의 작업공간·설비·안전기준 결정권을 갖고 있으므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면 상하통합이 필요하다.
2022년 12월에 통복터널 단전사고가 터졌다. 당시 터널 보수 공사는 철도공단이 발주하고 코레일이 승인했으며 실제 시공은 민간 건설사가 맡았는데, SR 열차가 그 위를 달리고 있었다. 각 기관은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이런 촌극을 막고, 철도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도 상하통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