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 대전 조차장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4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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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은 문
공기업 꼴찌 수준의 연봉에다, 정부의 인건비 통제 때문에 승진해서 임금이 오르길 바라는데 이것도 어렵다. 승진할 사람은 쌓이는데, 승진 T.O는 터무니없이 적다. 4급 승진을 희망하는 5급 노동자는 8천 명을 넘고, 그중 3년 이상도 6천 명에 이른다. 반면 매 반기 승진 T.O는 500명도 안 된다. 그러니 좁은 문 앞에서 다들 불만이다. 이런 불만을 모으고, 함께 목소리 내다 보면 문을 넓히든 교체하든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3인 1조, 실제로 지켜져야
의왕역 입환사고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노사협약을 맺었다. 냉연선 야간 입환작업을 주간처럼 3인 1조로 우선 배치하되, 노사 공동 실사를 거쳐 필요 인력을 재산정하기로 했다. 사고 때도 3명이었다면 중간의 수송원이 화차 끝 동료의 상황을 보고 기관사에게 즉시 정지를 요청할 수도 있었다. 인력 부족이 유일한 원인은 아닐지라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3인 1조는 서류뿐만 아니라 실제 작업 때도 지켜져야 한다. 연‧병가 등으로 결원이 생기면 사측은 충원해야 하며, 못 한다면 입환작업을 시켜선 안 된다. 무엇보다 사고 때마다 반짝 대책을 내놓고 흐지부지하는 일이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
■ 시험, 신분, 공정?
자회사에선 1년을 일해도 20년을 일해도 월급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같다. 여전히 3조 2교대에 명절상여금도 적다. 정규직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으니 이런 대우도 공정한 걸까?
정규직 채용 인원은 애초에 정해져 있다. 100명이 필요한데 20명만 정규직으로 뽑는다면 나머지 80명은 아무리 노력해도 정규직이 될 수 없다. 시험 점수 1~2점 차이가 평생을 좌우하는 게 공정한가? 철도에 필요한 노동력 일부만 직접고용하고 나머지는 간접고용해 인건비 줄이는 걸 사측은 ‘능력에 따른 공정’으로 포장한다. 하지만 노동력을 사용한다면 그 책임도 져야 마땅하다. 노동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이득을 보는 건 사측이다. 우린 사측이 아니라 노동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 앵무새 같은 사측을 바꾸려면
최근 동력차승무원 근무기준 갱신을 위한 교섭이 열리고 있다. 노조의 핵심요구는 3가지다. 출고점검 및 감시시간, 승무율 100% 부여. 실질적인 야간사업 4시간 연속 휴게(휴양) 보장. 야간승무시간 승무율 50% 가산. 기관사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하며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구다. 사측은 “인건비와 관련 있으면 못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열차를 굴릴 수도 세울 수도 있는 기관사들의 근무기준 개선 열망이 얼마나 강하고 집단적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면, 앵무새가 “알겠습니다. 개선하겠습니다.”라고 말할 날이 오지 않을까?
■ 기준 없으면 마음대로 해도 되나
육아휴직 등을 마치고 복귀한 기관사 동료들에게 단협에 따라 마련한 동력차승무원 근무기준과 다르게 근무시킨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해당 기관사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주간근무를 야간근무로 바꾸거나 대기시간을 초과해 근무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휴직했다가 복귀했다는 이유로 사측 필요에 따라 근무패턴을 변경해도 되는 건 아니다.
사측은 그동안 휴직 후 복직자에 대한 별도 기준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별도 기준이 없었다는 것이 곧 사측 마음대로 근무를 짜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별도 기준이 없다면 다른 기관사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상식이다.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면 먼저 노사 협의를 통해 기준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다.
■ 인력을 늘리려면 2% 먼저 줄여라?
고속철 통합으로 주중 하루 좌석이 1만 5천석 늘고, 주말 열차는 26회 늘었다. 열차가 늘면 당연히 인력도 늘려야 한다. 철도는 지금 모든 직종이 인원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런데 재경부는 인력을 늘리려면, 전체 정원의 2% 이상을 먼저 감축하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 그건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것일 뿐이다. 2% 감축 방침은 폐지하고, 인력을 대폭 늘려라!
■ 일하는 속도, 우리가 정할 수 있다
철도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응답률을 맞추기 위해 쉴 틈 없이 콜을 받는 높은 노동강도를 당연하게 여겨왔다. 사측이 실적수당을 응답률과 연계해 더 많은 콜을 받도록 우리를 길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쟁의기간 동안 콜을 적게 받으면서 우리에게 익숙했던 노동강도가 사실은 과도했다는 것을 몸으로 확인하고 있다. 일하면서 덜 지치고, 적정한 속도로 일하는 것은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강도를 사측이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결정하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현장을 바꾸는 힘은 결국 노동자들이 함께 행동할 때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