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기생충'인가
영화 <기생충>은 빈곤층에 대한 문제의식을 기발한 스토리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빈곤층은 희화의 대상이자, 스토리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소재일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느낄 수 없고, 해결책도 찾을 수 없다.
누군가의 빈곤이 재밌는 구경거리일 뿐이다. 결말조차 빈곤층 기생의 재생산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기생충은 누구인가. 노동을 착취해서 살아가는 IT 회사의 사장인 박사장(이선균)이 기생충이다. 그런데도 기택네 가족을 기생충으로 묘사하다니!
봉준호 감독도 자본가들처럼 세상을 거꾸로 보는 게 아닐까?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3호, 2020년 3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