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빅쇼트〉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다뤘다. 주인공들은 경제 위기를 기회로 떼돈을 벌려는 금융업자다. 주인공들은 경제를 분석해서 주택시장이 붕괴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공매도에 거금을 투자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투자금이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분석이다. 영화는 등장인물의 분석을 통해 당시 주택시장의 실상을 냉철하게 폭로한다. 은행은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남발했다. 소득과 자산이 없는 사람에게 대출을 주는가 하면, 개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또, 부실한 금융상품을 CDO(부채담보부증권)로 엮어 건실한 상품으로 둔갑시켜 판매했다. 이처럼 주택시장과 은행의 호황은 거품에 의존하고 있었다. 금융업자 대부분은 이윤에 눈이 멀어 호황 밑에 숨어 있는 위기를 무시하고 위기를 계속 키워 갔다.
영화 말미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보여준다.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한 여파는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수많은 사람이 직장과 집을 잃었다. 반면, 이 사태에 책임이 있는 거대 은행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처벌받은 은행 임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자본주의가 수명을 다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노동자 민중을 희생시켜서 그리고 더 많은 재앙을 잉태하면서 살아남았다. 자본주의는 이제 물가폭등, 전쟁, 기후 위기 등으로 노동자 민중을 몰아넣고 있다.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노동자계급의 힘으로 자본주의를 무너뜨려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3호, 6월 29일